본문 바로가기
영화보고 쓰는 글

헌트 (스토주의 결말포함)

by 노이유 2023. 12. 25.
728x90

크리스마스이브인데 밖에 나가기 싫어서 자취방에 하루 종일 있었다. 그러다 영화 한 편이라도 봐야겠다 싶어서 본 영화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이정재가 감독했다는 영화라고 해서 관심이 가긴 했다. 하지만 일상에 치여 영화를 못 보다가 어제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배우가 감독을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이 영화는 엄청 재밌었다. 

 

영화는 1980년대 안기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안기부 내에 북한으로 정보를 빼돌리는 간첩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해외파 이정재와 국내파 정우성이 서로를 간첩으로 의심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영화에서 간첩의 암호명은 동림이다. 그래서 난 영화를 보면서 동림이 누구인지 추리하기 위해 정말 집중해서 봤다. 그래서 난 이정재도 정우성도 동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인물이거나 동림은 그냥 없는 인물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영화를 보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도 있고 무엇보다 등장인물의 표정이 이해가 안 갔다. 

 

간첩이라는 증거를 잡았음에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던가 자신만의 뒷 꿍꿍이가 있는 듯한 그런 장면들이 나와서 아니 그래서 동림이 누군데!!! 하면서 영화를 봤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동림은 이정재이다. 이정재는 북한 간첩이고 정우성은 광주학살을 벌인 대통령을 죽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정우성은 이정재가 간첩인 것을 알지만 대통령을 죽어야 했기에 넘어간다. 이정재는 대통령이 죽으면 북한이 적화통일을 위해 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기에 대통령을 지키려 한다. 결국 정우성은 대통령을 죽이려다가 죽고 이정재는 북한 간첩들에 의해 죽는다.

 

이 영화의 반전은 정말 엄청났다. 그리고 이정재가 간첩이라고 밝혀지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심장 떨리고 엄청 쫄깃했다.

 

스토리가 워낙 탄탄하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말할 것도 없었다. 정우성의 연기를 보면 가끔 격양되어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아예 없었다. 스토리, 연출, 연기까지 이렇게 조화로운 작품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영화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황정민, 주지훈 같은 배우들이 카메오나 우정출연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니 황정민 배우나 주지훈 배우가 배역 없는게 아쉬웠다. 영화 보는 초반에는 민주화 운동과 엮여서 교훈적인 내용이나 신파극으로 끝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 반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취향 저격이었다.

 

배우가 감독한 영화중에 최고인 거 같고 정말 재밌는 한국형 웰메이드 영화가 나온 거 같다. 스릴러 영화, 시대극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별점은 ★★★★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