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2018.11.15.(수능)
오늘은 2019 수능 날이다.
벌써 수능 볼 만큼 한 해의 끝자락에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그래도 시간이 흘렀으니 수능이 온 것이 아닐까 싶다.
요새 수능에 관한 콘텐츠들이 많이 나온다.
대부분이 수능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능 잘 보는 팁이나
부정행위 안내에 대한 것들이다.
그래서 난 나의 수능 날을 기록 하려고 한다.
벌써 4년 전 일이다.
수능 전날은 별거 없었다.
그냥 내일 수능이구나 하면서 뭔가 벅차 오르면서
긴장되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으면서 하면서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그랬다.
아무튼 수능 전날은 일찍 자아 한다고 해서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고 뒤척거리다가 잠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수능 날 아침에 일어나서 누룽지를 먹고 도시락을 챙기고
(원래 아침을 잘 안 먹는 편인데 수능 날 아침 먹고 체할까봐
보름 전부터 아침마다 누룽지를 먹었다.)
그동안 봤 책들을 단권화시킨 노트를 과목별로 챙기고 집을 나섰다.
내가 본 시험장은 우리 집과 거리가 있는 편이어서 아버지가 태워다 주셨는데
이동중에 별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6시 반인가? 출발해서 학교에 도착하니 거의 7시였다.
너무 빨리 도착 했는지 내가 생각했던 응원 열기나 학부모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어쨌든 아버지랑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는데 경비원분이
학부모는 출입할 수 없다고 해서 아버지는 대충 시험장만 알려주고 집으로 가셨다.
시험장에 들어서니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 자리에 앉아서 의자가 편한지 소리가 나는지 확인했는데
약간 삐걱거려서 다른 의자랑 바꾸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을 읽었고 국어 시험을 봤다.
국어 시험은 역대급으로 어려웠다.
14년도에 6월9월 모의고사에서 국어가 쉽게 나와서 다들 수능도 쉬울거라고 예상했다.
나 또한 그렇게 예상했고 고난도 문제를 연습하기 보단 쉬운 문제를 안 틀리는 쪽으로 연습을 했는데 정말 듣도보도 못한 어려운 문제들이 나와서 멘탈이 부셔졌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부서지는 멘탈을 부여잡으며 열심히 풀었다.
쉬는 시간에 친구와 와서 초콜릿도 주고 그랬는데 먹으면 탈날거 같아서 안 먹었다.
어쨌든 망한 건 망한 거고 다음 과목 잘 보자라는 마인드로 쉬는시간에 다른 과목을 봤었다.
하지만 난 수포자였기에 수학시간을 준비하지 않았고 심우철의 e300제를 오지게 봤었다.
수학 시간이 왔고 그냥 아는 문제만 풀고 자면서 멘탈을 다 잡았던거 같다.
수학이 끝나고 점심을 먹는데 같은 시험장으로 배정된 별로 친하진 않았지만 같은 반이었던 친구와 점심을 같이 먹었다.
점심을 먹으며 아무도 점수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그냥 밥만 먹었었다.
난 당시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갔는데 먹기 편하고 맛있어서 였다.
점심을 먹는데 국어를 망했다는 생각과 영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남겼었다.
영어는 정말 EBS를 빼다 박은 문제가 많이 나왔고
심우철의 적중률에 감사하며 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사탐은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많이 나왔고
신유형도 많이 나와 망했었다.
그래서 등급이 수능 날 제일 안 좋았다.
수능 끝나고 친구들이랑 집에 오는데 학교 입구에서
운전면허 전단지를 나눠줘서 다 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굉장히 허무하고 가슴 한 부분이 날아가 버린 느낌이었다.
그렇게 집에 와서 쉬다가 아버지가 말 걸릴래 냅두라고 뭐라고 한 다음에
좀 쉬다가 가족끼리 회 먹으러 갔었다.
난 수시로 대학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수능 최저 등급만 맞으면 됐다.
그래서 책점 안 했는데 뭔가 어렴풋이 망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며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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