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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는 글

사회초년생의 고민

by 노이유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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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난 취직을 했다. 비영리단체였고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단체이다. 환경 쪽 활동에 초점이 맞춰있고 난 환경 교육 콘텐츠 개발 및 강사배정 업무를 맡았다. 근데 내가 들어가고 한 달만에 조직의 절반 이상이 그만뒀다. 그렇게 나머지 절반이서 일을 하다보니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다. 거기에 난 과외까지 하고 있었으니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렇게 11월 달에 7명 총원이 다 채워졌고 난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22년 상반기에 적은 인원으로 일을 하다보니 서로가 서로의 업무를 체크해줄 수 없었고 생각보다 내가 한 실수는 많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채워졌어도 내가 할 일은 여전히 많았으며 연말에 사업비를 정산하고 서류를 정리해야 하는데 업무가 너무 힘들고 재미없었다. 무엇보다 상급자들이 애매한 업무 지시와 명확하지 않은 피드백은 결재를 받기 위해 몇번씩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무엇보다 내가 일을 잘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새로운 사람들이 뭘 물어보면 내가 제대로 대답해주지 못한 것 뿐 아니라 몇 달전에 있었던 일이 정말 기억이 안 났다. 그때 당시에 내가 결제하고 내가 서류 처리를 했음에도 기억이 안나서 정말 미칠거 같았다.

 

어찌저찌해서 22년이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할 일은 많다. 그리고 가장 힘이 빠지는 것은 새로 입사한 사람들에게서 퇴사자들이 했던 문제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 말은 조직이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고 내가 조직을 바꿀 수 없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 일하면서 효능감이 없다. 일을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하는 사람만 바보가 되고 어떠한 형태로도 보상이 없었다. 난 3명이 일할 때 매일 아침 7시 반에 사무실에 도착했고 주말에도 나가 일 했다.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정말 무섭고 불안했다. 그래서 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주말에도 나가며 일을 했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열심히 하면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난 내 고유업무도 아니었지만 책임감있게 일을 수행하고 싶어 그렇게 했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고 당연히 내가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무능한 상사들은 나를 더 힘들게 했고 이곳에 희망이 없음을 느끼게 했다. 결국 퇴사자들이 하는 말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나의 젊음이 아까우니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열심히 해봤자 인정해주지도 않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상사들의 실수와 잘못한 일에 대해 상세하게 말했다. 거기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말과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그때 당시의 나는 퇴사자들이니 못할 말이 없지 분명 과장이 섞여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고 내가 겪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겁 먹고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6개월 이상 버텼지만 이 조직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답답하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무엇보다 그런 힘든 시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든 것은 맞지만 일을 하며 블로그에 글도 못 썼고 과외를 정리하기도 했다. 난 나의 큰 것들을 포기하며 조직을 위해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썼는데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게 너무 힘빠지게 만든다. 

 

올해 6월 까지는 다닐 것이지만 그렇다면 이 6개월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새로운 일을 벌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과외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부업을 고민해야 겠다. 블로그 운영도 그렇고 새로운 부업을 알아봐야 겠다. 그리고 외삼촌이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보이고 계신데 같이 한 번 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겠다. 그래도 입사한 곳이니 1년 버티고 퇴직금 받은 다음에 실업급여 받으며 다른 곳에 취직 준비를 해야 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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