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2023.02.12 (비영리단체 시민단체에서 일하기 전 알아야 할 것)
난 지금까지 편의점, 공장, 유튜브 콘텐츠 알바, 학원, 비영리 단체, 시민단체에서 일하며 돈 벌었다. 알바로 일 한 곳도 있고 계약직, 정규직으로 일한 곳도 있다. 현재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비영리조직, NGO 단체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들과 일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들에 대해 적어봤다. 이쪽으로 진로를 잡고 있거나 취직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1.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다.
확실히 NPO 단체나 NGO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진보적이고 깨어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고 배울 점이 많다. 함께 일하고 대화하다 보면 확실히 책을 많이 읽었구나를 느끼고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철학적이고 생각이 깊은 분들이 많아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사회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들 착한 사람들이라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대화가 즐겁다.
2. 근무 여건은 좋지 못하다.
이쪽 계통은 사회복지 쪽이 많고 회원 조직이나 중앙정부 지원이나 지방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그렇다보니 정말 최저시급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다. 그리고 오래 일한다고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물가 상승분만이 반영되거나 그마저도 반영이 안돼서 동결되는 경우도 있다. 업무 강도는 진리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기본적으로 일이 많다. 일단 정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돈을 쓰는 것에 제약이 많고 서류를 작성해야 할 것도 많다. 그리고 정산작업도 만만치 않으며 복지라 할 것도 없다.
3. 정부 지원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운영이 안된다.
시민단체의 경우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이 된다. 하지만 후원만으로는 운영이 쉽지 않고 정부 지원 사업을 따내야 사업 운영도 되고 인건비도 충당할 수 있다. 그래서 매 해 1월부터 3월까지 공모 사업에 도전해야 하고 떨어지면 작년에 했던 사업을 못하고 누군가 한 명을 잘라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리고 예산도 매년 달라진다. 특히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시민단체나 NGO 단체에 대한 예산을 줄이기 때문에 공모 사업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사업비가 달라져 사업을 축소하거나 변경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4. 위탁 사업을 받는 경우도 있다.
공모 사업이 아닌 지정으로 위탁 사업을 받는 경우에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 매년 공모 사업에 도전하고 될지 안 될지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엄청 좋은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업비 사용이 제한적이고 행정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이나 새로운 것들을 하려고 해도 담당 공무원이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정적이면 공무원들을 설득해 가며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이 엄청 귀찮다.
5. 사업 지정 단체의 경우 관성화되기 쉽다.
내가 현재 일하는 곳도 지정형으로 사업이 매칭되고 매년 사업비가 나온다. 그리고 공무원들도 인수인계 받은 사업만을 하고 싶어 하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큰 틀에서 디테일한 것들만 바뀌지 사업의 큰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지 않고 그냥 작년에 했던 거 비슷하게 진행한다. 내가 현재 일하는 곳이 그렇다. 매년 안정적으로 사업비가 나오다 보니 아예 사업 계획서 자체를 작년 거 복붙 해서 내용만 조금 바꿔서 제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지금 있는 곳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다. 여기 있어 봤자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6. 내가 하고자 하는 업무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이쪽 계통은 임금이 적고 인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사람을 뽑고 싶어도 예산의 문제 때문에 마음대로 뽑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내가 지원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을수도 있고 내 고유업무에 다른 업무까지 추가로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보너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해야 하는 업무인 것이다.
7. NGO, NPO 단체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보통 이쪽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회복지학과, 사회학과, 아니면 운동권에 관심 있거나 실제 운동권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는 정말 쉽지 않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지지부진한 싸움을 계속해서 해내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고 많이 지칠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 내는 것도 정말 힘들 것이다. 한 가지 조언하자면 이왕 이쪽 계통에서 일할 것이라면 정말 큰 단체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국경 없는 의사회나, 그린피스, 어린이 재단 같은 큰 단체에 갔으면 좋겠다. 지역의 조그만 단체에서 일한다면 정말 최저임금에 준하는 임금을 받지만 업무강도나 업무량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단체로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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