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 선택했다. 예전부터 사생결단이라는 영화에 대한 예고편이나 유튜브에서 올라오는 영상들을 봤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내가 생각한 내용과는 달랐다. 난 황정민과 류승범이 라이벌 관계이고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관계인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황정민은 경찰이고 류승범은 마약 판매상이다. 황정민은 더 큰 마약상을 잡기 위해 류승범을 이용하고 류승범은 자신이 살기 위해 친구를 넘겨주는 내용이다. 그리고 서로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협력하며 서로 믿지 못하고 자신의 패를 숨기며 위험하게 동업하는 모습이 쫄깃하긴 했다. 류승범이 예고편도 그렇고 포스터에서 엄청 포스있게 나와서 엄청 멋있게 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 찌질하게 나와서 의외였다.
그리고 황정민도 정의를 지키기 위한 경찰이 아닌 자신의 승진과 체면을 위해서 마약상을 잡으려 하는 모습을 보며 경찰인 황정민보다 마약상인 류승범이 더 착해 보였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배우들이 연기다. 류승범도 그렇고 황정민도 그렇고 영화 초반에는 부산 사투리가 어색한 느낌이 살짝 들었는데 영화가 가면 갈수록 정말 부산 토박이 느낌도 났고 감정 연기가 정말 대박이었다. 정말 살려고 발버둥 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연기가 아니라 정말 그 인물이 되어서 말하고 행동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바랄 수 있는 이유는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는 정말 입체적이다. 삼촌이 마약 제조하다 일어난 사고로 엄마를 잃었지만 마약을 팔며 돈을 버는 류승범과 죽은 경찰 선배의 아내와 바람이 나고 승진에 마약상을 잡으려 하는 황정민 이 둘의 상황이나 성격은 정말 입체적이고 비현실적인 듯 현실적이어서 집중해서 봤다.
그리고 두번째 장점은 마약에 관해 가감 없이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청불인데 배드신도 있긴 하지만 마약을 하는 장면이나 약에 취하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청불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류승범과 황정민 못지않게 추자현의 연기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약에 취해 배드신 하는 연기와 약을 못해 괴로워 하는 연기는 보면서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특징이 있는데 바로 나레이션이다. 영화 중간중간 배우들이 내레이션이 들어가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이 영화만의 특징인 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은 촌스러울 수 있는 부분인 거 같다.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은 결말이다. 솔직히 결말이 너무 허무했다. 달리기 시합을 해서 열심히 달려 1등을 했는데 결승점에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결국 류승범은 체포 과정에서 총에 맞아 죽고 마약 총판을 체포하지만 검사와 붙어먹을 것에 분노한 황정민은 결국 마약 총판도 총을 쏴 죽인다. 그렇게 총 쏴 죽일 거면 체포하려고 뭐하러 그렇게 개고생 한 건지 이해가 안 가긴 했다. 그래도 재미있고 몰입감 있게 봤다.
2000년대 초반의 감성과 한국 배우들의 찐한 연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별점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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