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냥 쓰는 글

공장 알바 리뷰

by 노이유 2019. 3. 5.
728x90

그냥 쓰는 글 2019.03.05.(공장 알바 리뷰)

난 방학동안 공장알바를 했다. 종강을 하자마자 한 것은 아니고 종강하고 알바를 구하는데 2주정도 시간이 걸렸다. 여기저기 지원해봤는데 연락오는 곳이 공장밖에 없어서 알바를 하게 됐다. 처음 일하게 된 공장은 랩 공장이었다. 식품용랩을 만드는 공장이었고 내가 거기서 하는 일은 박스를 만들거나 만들어진 식품용 랩의 양 끝 면을 절단이게 넣고 절단한뒤 포장하는 일을 했다. 그 때 공장에서 느낀 점들이 많다.

 

일단 첫 번째는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것이다.

난 처음에 공장이라 그래서 자동차공장이나 조선소 같은 큰 공장을 생각하고 갔는데 식품용 랩을 취급하는 공장이라 그런가 규모도 적당하고 일의 강도도 힘들긴 했지만 녹초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두 번째는 일은 할만하지만 나의 육체적 한계와 마주해야 했다.

식품용 랩을 절단한 뒤 포장하고 박스에 넣은 다음 파레트에 쌓는다. 보통 4단으로 쌓는데 나의 근력으로는 3단이 한계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기도 했다. 며칠 지나자 4단을 쌓을 수 있긴 했지만 정말 오지게 힘들었다. 내가 근력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계기였다.

 

세 번째는 존버정신이다.

그냥 존나게 버티면 된다. 공장일은 물건을 생산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만들기만 하면 된다. 그냥 물건을 계속 만들기만 한다. 처음에는 적응하느라 시간이 빨리 가는데 익숙해지면 시간이 안간다. 그럴때는 그냥 존나 버티면 된다. 그러면 더디지만 시간은 간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결국 근력은 늘게 되고 나중에는 수월해지기 때문에 그냥 닥치고 버티면 된다.

 

네 번째는 일을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초반에 많이 혼났다. 랩에 있는 이물질이 있으면 불량으로 빼야하는데 이물질을 잘못보고 넣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하려고 했어야 했는데 둘 다 놓쳐서 많이 혼났었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머리가 없으면 일을 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 두 가지가 충족이 되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안 간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아버지가 힘들게 일하셨을까이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셨고 항상 밤 늦게 오셨다. 그래서 내가 자고 있을 때 방에 와서 나를 보곤 하셨는데 그때마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쾌쾌한 냄새가 나곤 했다. 난 냄새로 어렴풋이 아버지가 오셨구나를 느겼다. 공장에서 일이 끝나고 샤워하려고 옷을 벗었는데 옷에서 뭔가 익숙하면서도 이상한 냄새가 났다. 생각해보니 내 몸과 옷에서 어릴 때 아버지한테 나던 냄새가 나는 것이었다. 기분이 묘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정말 힘들게 일하셨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냥 쓰는 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장 알바 리뷰3  (0) 2019.03.07
공장 알바 리뷰2  (0) 2019.03.06
소비 돌아보기  (0) 2019.03.04
기숙사 입주  (0) 2019.03.03
개강  (0) 2019.03.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