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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는 글

향초

by 노이유 2018.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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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는 글 2018.10.18.(향초)

난 향초 피우는 것을 좋아한다.

향초를 피우면 향이 나는 것도 좋고 습기를 잡아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을 피운다는 거 자체가 좋다.

어렸을 때부터 불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방학 때 시골에 가면 불 피우고 놀 수 있어서 좋았다.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부채질하면 눈이 따가웠지만 이유없이 기분이 좋았다.

불이 피어오르는 것도 좋았고 장작이 타 없어지는 것이 기묘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가족들과 같이 살 때는 향초를 못 피웠다.

부모님이 위험하다며 피지 못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와 혼자 살면서부터 향초를 피우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처음 살았던 곳 근처에 다이소가 있었는데 필요한 용품을 사면서

향초가 있길래 사서 피웠다.

그때는 내가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불을 피울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좋았다.

지금은 기숙사에 사는데 룸메가 향초 피우는 것에 뭐라 하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싫어할지 모르니 나 혼자 있을 때와 빨래 널고 나서 많이 피운다.

초가 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가장자리 부분이 녹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내가 커터칼로 잘라 고루고루

녹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때도 묘한 쾌감이 있다.

향초는 신기하다.

불이 없을 때는 고체인데 불과 가까워지면 액체가 된다.

촛농이 액체 상태가 되면 초에 대한 신비를 느낀다.

어쨌든 이래저래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향초다.

난 주로 다이소에서 향초를 산다.

저렴하기도 하고 구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저렴해서 그런지 다이소 향초는 향이 강하지 않는데 내 경험상 망고 향이 제일 강했다.

향초 피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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