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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는 글

내가 처음 본 시신

by 노이유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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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는 글 2023.10.11 (내가 처음 본 시신)

내가 살면서 처음 본 시신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새벽에 자고 있는데 아빠가 갑자리 날 깨웠다. 잠에 취한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일어나기 싫어하니 나를 안고 차에 태웠다. 어디 가냐고 물으니 외할머니 댁에 간다고 했다. 영문도 모르고 도착한 외할아버지댁에는 온통 운통 우는 소리가 집안을 뒤덮었다. 그리고 이 할 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계셨는데 난 돌아가신 줄도 몰랐다. 평온하게 주무시는 거 같았다. 하지만 이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느끼고 울었던가 같다.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의 죽음이 슬펐던 것이 아니라 그 분위기가 슬퍼서 울었던 거 같다. 

 

그리고 기억에 남은 시체는 내가 중 3때 돌아가신 큰아버지이다. 큰아버지는 내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는 겨울에 돌아가셨다. 그때는 추운 겨울이었고 난 큰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실감 나지 않은 상태로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장례식을 마치고 큰 아버지의 염하는 모습을 가족 다 같이서 봤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때의 모습은 큰 아버지가 입을 벌리고 누워 계셨다. 그리고 야위어서 어릴 적 내가 알던 큰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렇게 큰 아버지를 보내고 10년이 흘렀다. 명절 때마다 제사 지낼 때 술을 좋아하시던 큰아버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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