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2018.10.04. (난 왜 생각을 못했을까?)
내가 살고있는 기숙사는 복도 중앙에 화장실과 세면장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 후 머리를 감고 머리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있었다.
머리를 털다 보니 내가 세면대 몇 발자국 뒤에서 머리를 털고 있었는데
누군가 들어오더니 떡하니 내 자리에서 손을 씻었다.
난 뭐지? 라는 생각을 했고 그 사람을 쳐다 보았다.
난 시력이 나빠 안경을 착용한다.
그때 당시 난 안경을 벗은 상태였고 상대방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난 한 5초동안 그를 바라본 거 같은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손을 씻었다.
그러다 나의 인기척을 눈치챘는지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뭐지? 라는 생각으로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순간 뇌 정지 상태가 왔다.
난 왜 그가 시각장애인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분명 우리 기숙사에는 장애인이 거주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서 봤는데 난 왜
내 주변에 장애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선뜻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난 내 주변에는 비장애인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나 보다.
인정하기 싫지만 난 참 편협한 사람인 것 같다.
분명 홈페이지에서 읽었고 지나가다 보기도 했는데 난 왜 그때
그 당시에 그 생각을 하지 못 했을까?
부끄러웠다.
우리 주변에는 키가 큰 사람이 있고 키가 작은 사람이 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그리고 장애인도 있고 비장애인도 있다.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다 같이 사는 존재이고 그들의 존재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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