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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LG전자 ‘휴대폰 철수’ 1년…‘선택과 집중’ 통했나

by 노이유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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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한 지 1년 여가 지난 현재, 당시 선택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으로 엘지전자의 주력 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업까지 유지했다면 재무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엘지전자가 빠진 자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나눠가졌다.

30일 증권사 분석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엘지전자는 휴대전화 사업 철수로 재무건전성 제고와 브랜드 가치 유지 등의 효과를 얻었다. 엘지전자는 올 1분기에 21조 1114억 원의 매출을 올려 1조 8805억 원의 8805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지만,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가전(H&A 부문) 사업은 H&A 원재료 상승과 물류비용 등으로, 티브이(TV·HE 부문) 사업은 TV·HE 마케팅 비용 증가와 판매 둔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휴대전화 사업까지 있었다면, 전망은 더욱 나빠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을 애초 목표인 3억대 이상에서 2억 7천만대로 낮추는 등 휴대전화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 김영우 에스케이(SK) 증권 SK 분석가는 “20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티브이나 가전 등 주력사업이 초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실적이 계속 좋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적자 상태인 휴대전화는 물론 태양광 사업을 정리한 것은 적절했다”라고 밝혔다.

 

가전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휴대전화가 갉아먹는 문제도 해결됐다. 엘지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만년 3등이고, 세계 시장에선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에도 밀린 지 오래다. 김지산 키움증권 분석가는 “(가전 쪽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데, 휴대전화 이미지는 중저가로 인식돼 충돌했고, 계속했더라면 (가전의)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며 “보다 빨리 철수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아쉽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사업 철수로 지급 없이 받기만 하는 특허 수익도 짭짤하다. 김지산 분석가는 “1분기 1천억 원대 특허 이익을 얻었고, 향후에도 규모는 줄겠지만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결과를 두고는 구광모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나타난 변화란 해석도 따른다. 김지산 분석가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엘지이노텍의 엘이디 사업 철수를 비롯해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경영 판단이 두드러진다”라고 말했다. 엘지전자 휴대전화 사업 철수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선 삼성 ‘갤럭시폰’과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애널리스틱스(SA)에SA 따르면, 삼성전자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70.5%로 전년보다 7..9% 포인트, 애플은 24.4%로 6.5% 포인트 늘었다. 2020년 엘지 폰 점유율 11.0%가 사라진 자리를 두 업체가 나눠가진 꼴이다. 올해 들어서도 중저가폰 시장을 두고 격전이 일고 있다. 애플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SE’ 출시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A53’으로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 모토롤라와 중국 샤오미가 각각 중저가폰 ‘모토 G50 5G’와 ‘레드 미 노트1’를 들고 가세하는 모양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철수가 좋은 선택이었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난 LG 스마트폰만 사용해왔던 소비자로서 LG가 스마트폰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고 해서 속상했었다. 하지만 기업의 경쟁력을 위한 선택이었고 스마트폰 철수 사업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올라가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받아들이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스마트폰을 안 만들고 다른 사업에 집중해 LG 그룹의 영업이익을 개선했으니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LG 스마트폰이 철수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사라질까 봐 걱정했는데 삼성도 그렇고 애플도 그렇고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중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나로서는 다행이다. 삼성과 애플의 과점이 당분간 계속될 거 같은데 이 과점체계를 누가 타파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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