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2021.04.17 (학원 알바 한 달 하며 느낀 점)
학원에서 강사로 일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한 달 동안 일하며 느낀 점을 적어본다.
1. 학원에 오는 애들은 공부하고 싶어 오는 것이 아니다.
난 초중고등학교 때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내가 가기 싫었던 것도 있고 부모님은 나에게 독서실에 가게 했다. 난 독서실에서 ebs 인강을 들으며 공부했다. 그래서 학원에 대한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한 학원은 공부 잘하는 애들이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 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내가 학원 강사로 지원할 때도 학원에 올 정도면 공부에 대해 어느 정도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니 수업하기 수월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지원한 것도 있었다.
근데 학원에서 수업해보니 학원에 다니는 애들 중 60% 부모님이 억지로 보낸 경우고 20%는 친구따라 학원에 온 경우 20%만이 자신이 정말 공부를 잘하고 싶어서 학원에 온 것이다. 그래서 수업태도가 생각보다 안 좋다. 자는 애들 깨워야 하고 필기하는지 검사해야 하고 떠들지 않게 계속해서 주의를 줘야 한다. 학원은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곳이었다. 80점 맞는 애를 100점 맞게 하는 곳이 아니라 50점 맞는 애들을 70점 맞게 하는 곳이다.
2. 강의 외 잡무가 많다.
난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기에 학원 강사의 업무가 강의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한 타임당 13,000원? 괜찮은데 이렇게 생각하고 지원한 것이다. 근데 강의 외에 업무가 많다. 강의만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강도 해야 하고 아이들 필기 잘하고 있나 교재도 검사해야 한다. 그리고 숙제 검사, 단어 시험, 쪽지 시험 등등해야 할 일들이 겁나 지게 많다. 그래서 한 타임당 13,000원이라는 시급이 절대 많이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3. 강사는 내가 잘한다고 인정받는 게 아니다.
강사는 내가 가르치는 과목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인정받는게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아이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근데 이게 정말 어렵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멍청하고 조금만 어려운 개념이다 싶으면 그냥 포기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여러 번 반복해줘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목이 터져라 강의하고 수업 준비를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자거나 딴생각하면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사는 인정받기 힘들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의 시험 점수가 개판이면 끝인 것이다.
4. 학원 다니는 애들은 대단하다.
난 중학교 때 학원을 안 다녔고 독서실을 다녔다. 그래서 부모님께 독서실 간다고 하고 친구들이랑 논 적도 많다. 그리고 독서실가서 DMB 보거나 그냥 소설책 읽으며 시간 보낸 적도 많았다. 근데 학원 다니는 애들은 학교 끝나고 오후 5시에 학원에 와서 거의 9시가 될 때까지 학원에 있는다. 학교에서 6-7시간 수업을 듣고 학원에 와서 4시간 동안 또 수업을 듣는 것이다. 정말 못할 짓인거다. 저녁도 못 먹고 학원 수업을 듣고 집에 가면 10 시인 것이다. 가끔씩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불쌍하다. 근데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학원에 나온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5. 학원 선생님도 대단하다.
내가 다니는 학원에는 전임강사가 있고 파트타임 강사가 있다. 전임 강사는 초등학교, 중학교 또는 중학교, 고등학교 수업을 한다. 근데 고등학교 수업은 정말 11시 12시에 끝난다. 물론 출근을 늦게 하긴 하지만 그래도 매일 11시 12시에 끝나는 생활을 하면 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 거 같다.
이렇게 학원 강사 한 달하고 느낀 점에 대해 적었다. 난 지금 사업을 하는데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잘 돼서 학원 강사 일을 딱 1년만 하고 그만둘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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