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2022.02.03 (학원 강사 마지막 날 )
지난 1월 28일이 학원에서 하는 마지막 수업이었다.
스마트스토어에 집중하기 위한 나의 선택이었고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원래는 12월 말에 그만두기로 했는데
사람이 안 구해져서 1월 말로 밀렸다.
마지막 수업을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초등부 수업을 할 땐 괜찮았는데
중등부 수업을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첫 수업 했던 아이들과 이제는 마지막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서글프기도 하고
울컥하는 느낌이 있었다.
어차피 마지막 수업인거 그동안 알려주지 않았던
아이들이 궁금해 했던 것들을 알려줬다.
내 나이부터 시작해서
나의 학교, 그리고 영어 전공이 아니라
경제학 전공이라는 것까지 다 말하고 나기 후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강조하고 그랬다.
아이들을 다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어차피 아이들이 좋아서 한 것도 아니고
돈 벌려고 한 일인데 너무 의미부여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짐을 챙기고 퇴근 하는데
원장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과
학원 방학 평가 문제 만들라고
끝까지 일을 시켰다.
난 알겠다고 했고 학원을 나와 터미널로 갔다.
그리고 새로운 과외 학생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동네로 향했다.
학원을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운이 좋게 일을 시작하게 됐고
우여곡절이 많고 힘들었지만 버텨냈다.
그렇게 버티니 학원에서도 나를 인정해줬고
내가 그만둔다고 하자 월급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과외 상담을 마치고 본가에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가는데
일하던 선생님께 카톡이 왔다.
그동안 고생했고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그 카톡을 보는데 내가 사회생활을 못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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