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본 영화다. 아가씨라는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군인이었을 때이다. 주말 밤 근무를 갔다 오니 생활관에서는 아가씨를 보고 있었다. 그때 당직사관이 무한연등을 시켜줘서 애들이 잠 안 자고 영화를 본 것이다. 난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김태리와 김민희가 관계를 맺는 것을 보고 스포 당했다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젯밤 잠이 안 와 넷플릭스를 돌아다니다가 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이번에 한 번 보기로 했다. 2시간 20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었는데 정말 몰입해서 봤다.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거대한 재산을 상속받을 김민희를 하정우가 꼬셔 결혼한 다음 재산은 가로챈 뒤 김민희를 정신병원에 넣을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김태리를 김민희의 하녀로 들어가게 해서 이연희가 하정우를 좋아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영화는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를 봤을 때는 완전히 이해가 갔다. 2부를 봤을 때는 아니 이게 뭐지?라는 생각과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너무 변태 같고 기괴한 느낌을 받았다. 3부를 보니 모든 퍼즐이 맞춰졌고 박찬욱 감독의 천재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정우와 김민희는 사실 김태리를 정신병원에 넣을 생각으로 김태리를 하녀로 받는다. 하지만 김태리와 김민희는 사랑에 빠지고 김태리는 김민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김민희와 김태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하정우를 배신한다. 김태리와 김민희가 관계를 맺으며 영화는 끝난다. 속고 속이는 스토리도 좋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도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연기력이 너무 좋아서 마치 그 시대에 있는 실존 인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배우들의 정말 세밀한 감정 표현과 그 감정 표현을 잘 잡아내는 연출이 더해져 정말 명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동성애 소재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낸다니 너무나도 놀라웠다. 정말 오랜만에 예술성과 재미를 다 잡은 영화를 봤다. 김민희 김태리 배우의 미친 연기력과 반전에 반전인 영화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별점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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